30대 한약사 B씨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A씨에게 감기약 1만610통(63만6600정)을 판매해 필로폰 제조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약국이 아닌 B씨의 거주지 아파트 주차장에서 약품을 거래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수령하는 방식으로 감기약을 주고받았다. 약사 자격이 없는 약국 실장과 약사 2명도 A씨에게 감기약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료 판매업자들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관리대장을 조작하기도 했다. 화공약품 판매업자 2명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동안 A씨에게 황산과 염산을 판매했지만 해당 거래 내역을 기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범행에 사용된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을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해당 감기약은 현재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어 대량 구매를 통한 불법 제조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판매량과 구입량 등 자료도 관리하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마약류 제조에 악용될 수 있는 의약품과 유해화학물질 유통 과정을 면밀히 추적하겠다"며 "마약류 불법 제조를 차단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