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 가능한 물가’가 내년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미 소비자들이 고물가 탓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중고로 구매하거나 스테이크 만찬을 포기하는 등 지갑을 닫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에 있는 식료품점 정육 코너 앞에 서 있던 한 여성은 이것저것 한참을 뒤적거리더니 다진 소고기 몇팩을 카트 안에 집어넣었다. 포장 스티커에 붙은 가격은 1파운드(450g)당 6.49보령출장샵달러(약 9400원). 스테이크용 등심은 1파운드당 21달러(약 3만원)였다.
이 여성은 “스테이크는 너무 비싸 크리스마스 저서산출장샵녁 메뉴로 라자냐를 하려 하는데 다진 소고기 가격도 이렇게나 올랐다”며 “뭐 하나 쉽게 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미 도시 평균 다진 소고기 가격은 파운드당 6.5달러로, 1년 전보다 16% 올랐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잦아져 목초지 면적이 줄면서 소 사육 두수가 감소한 탓이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내 소 사육 두수는 약 9420만마리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고기 가격 오름세는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60%가량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마하 스테이크 최고경영자인 네이트 렘페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내년 3분기에는 다진 소고기가 파운드당 10달러까지 치솟는 현실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에게 정말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선물 살 돈을 아끼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주 올버니에 사는 버네사 로버츠는 어머니에게 선물할 ‘코치’ 가방을 중고 매장에서 찾고 있다. 그는 새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125달러(약 18만원)짜리 중고 가방을 찾았지만 이것도 비싸다고 생각해 다른 중고 매장에 더 들러볼 생각이다.
전미소매연맹이 최근 미 소비자 8200명에게 벌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이번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을 앞두고 중고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 세계에 부과한 관세 때문에 수입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상황이 소비자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구매에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의 한 잡화점에서 일하는 캐시 부스케는 WSJ에 많은 고객이 관세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면서 “손님들은 ‘제때 주문해서 받기도 어렵고 그 가격을 지불하고 싶지도 않다’고 한다”고 말했다.
WSJ는 “대부분 미국 소비자는 중고품을 선물로 주는 것을 꺼려왔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중고 물품을 선물로 받는 것을 모욕으로 여겨왔다”면서 고물가가 선물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